다음달부터 중소도시 택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택시 노사의 임금협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 사업장들이 무더기 해고통보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전국택시노조연맹과 운수산업노조 민주택시본부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전국 도단위 시지역과 제주도에 택시 최저임금제가 시행된다. 전택노련은 최근 노동부에 택시사업주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연맹은 “택시 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대폭 축소해 최저임금을 회피하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택시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동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 경우 사측이 현행 226~280시간인 월 소정근로시간을 128시간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도는 34개 택시업체 소속 1천여명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혜택을 받게 된다. 연맹 산하 전국택시노조 제주본부는 15개 사업장의 교섭권을 위임받아 사측과 집단교섭을 벌이고 있다. 본부측은 일일 12만5천원가량인 사납금을 소폭 올리더라도 현행 노동시간을 유지한 조건에서 최저임금 시급 4천110원을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경남지역에서는 사측이 집단해고를 통보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민주택시본부에 따르면 경남지역 87개 택시업체 가운데 창원·진주·진해·밀양·통영·김해지역의 20여개 업체가 총 1천여명의 택시노동자를 대상으로 최근 해고예고를 통보했다.
 
민주택시본부 경남지부는 “올해 시 단위 공동교섭을 진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으나 사측이 사납금 인상과 소정근로시간 단축·부가세 경감액 최저임금 포함 등을 요구하면서 ‘전원 정리해고’라는 사상 초유의 협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에게 회사가 택시노동자 전원 해고를 단행할 경우 택시사업주에게 모두 면허취소 처분을 내려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본부는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쟁취 택시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이어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택시의 경우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여를 법정 최저임금(월 209시간 기준 85만8천990원)으로 지급해야 한다. 택시 최저임금제는 지난해 7월부터 서울을 비롯한 6대 광역시에 적용됐다. 올해 7월 도단위 중소도시, 군단위 이하는 2012년 7월부터 각각 시행된다.<김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