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제 시행 전 기사들의 기본급 포함, 고정임금은 법정 시급(2010년 4110원)에 미달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법정시급을 주 40시간제로 환산할 경우 월 최저임금은 85만8990원이 적합하다는 노동계 지적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택시 최저임금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7월 서울, 부산 등 7대 대도시에 이어 올해 7월부터는 중소도시에 적용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 군 지역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늘어난 기본급에 따라 택시사업주들이 사납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A씨처럼 궁지로 몰리는 기사들이 급증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전언이다.

 반면 택시 사업자들은 임금 인상에 따라 사납금 인상은 불가피 하다며 맞서고 있다. 실제 이같이 택시 노사가 기본급과 사납금 인상간 합의점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도 시행 한달이 넘었지만 상당수 사업장에서 최저임금 협상 자체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에서 택시회사를 운영 중인 한 사업주는 “지하철망 확충과 마을버스, 대리운전 등으로 택시회사들은 붕괴 직전에 있다”며 “이런 와중에 최저임금제까지 도입돼 사납금을 인상하지 않고선 도저히 재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정부 “노사 합의” 지적만..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제도와 별개로 사납금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납금제도 관련 규정은 어디에도 마련돼 있지 않고 최저임금제도 역시 사납금을 고려해 제정한 것은 아니다”며 “지역별, 회사별 상황에 맞춰 노사간 합의를 통해 결론을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노동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새 임단협 시행일 이전 탈퇴로 기존 규약(최저임금제 시행 이전) 적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법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용부 법제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새 단체협약 유효기간 전 노조원 집단탈퇴 등에 따라 기존 단체협약 적용이 가능하지만 택시 최저임금제가 이미 시행중인 만큼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임협 근로시간 줄여 ‘꼼수’”

 이처럼 택시업계 최저임금제 혼선이 빚어지자 노동계는 이를 보완할 법적 제도장치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택시회사들이 임금협정서상의 근로시간을 줄여 실제 근무시간을 늘리는 꼼수를 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산하 민주택시본부 김성재 정책국장은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에 못 미치더라도 시급 기준만 지키면 문제가 없다는 점을 사용자들이 악용, 서류상 근로시간을 축소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며 “반면 택시기사들은 사납금 납부를 위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 근무를 하는 게 현실인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용자측을 위해서도 택시를 고급 교통수단으로 분류할 게 아니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식, 감차보존료 같은 실질적 지원을 통해 최저임금제에 따른 피해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mountjo@fnnews.com조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