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6.10 6월항쟁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 발족, 10일 시청광장 대규모 추모대회 연다

△야4당과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 등 150개 단체가 6월항쟁 22주년을 맞아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오는 10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사진=노동과세계

노무현 조문정국 이후 ‘국정기조 전환’에 대한 정치권 및 제시민사회단체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일 6.10항쟁 22주년을 맞아 서울 시청광장에서 대규모 범국민대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노총을 포함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6.10 6월항쟁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준비위)는 5일 오후3시 서울 종로구 성공회대성당에서 준비위 결성 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담은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오만과 독선에 차 있는 이명박 정권이 급기야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생경제를 파탄시키고 평화적인 남북관계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까지 내몰아쳤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지금 국민들은 87년 6월 고 이한열 열사 장례를 치르는 심정으로 되돌아가 절규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87년 6월 전두환 독재정권과 다를 바 없다. 국민들을 외면한다면 국민들이 이제 정부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국민들이 경고를 주고 촛불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귀를 막고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올해 또 그렇게 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 무덤을 파는 짓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스스로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다. 이미 우리와 유전인자가 다른 것 같다.”면서 “22년이 지난 지금 ‘군사’가 빠지고 ‘MB’가 들어서 있고 당시는 군인이 탄압했지만 지금은 경찰과 검찰이 대신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유했다.

 
△6.10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5일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발표자 좌측부터 이원기 한대련 의장,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회장. 사진=노동과세계

시국선언으로 주목받고 있는 교수노조 김한성 위원장(연세대 교수)은 “헌법에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사업에 나설 것을 적시하고 있지만 현 정부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진리’를 탐구하고 가르치는 교수들이 길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 우리를 공부에 전념하게 하지 못한다면 400개 대학 7만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종교인을 대표해 나온 정진우 목사는 “애초 이명박 정부에게 철학상 높은 단계나 민주화를 기대한 국민은 없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기 때문에 국민들 분노가 쌓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정파를 위한, 이념의 문제가 아닌 최소한의 상식과 생각대로 너무도 간단하고 쉬운 방식을 국민들이 요구한다는 사실을 정부가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준비위는 이번 보고회에서 4대 요구안도 확정 정부에 제안했다. 4대 요구안에는 △대통령의 사과와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국정기조 전환 △검경을 앞세운 강압통치 중단 및 반민생, 반민주 악법 철회 △부자편향 정책 중단과 서민 살리기 2정책 최우선 시행 △남북간 어떠한 형태의 교전 반대 및 평화적 관계 회복 등을 담았다.

준비위는 또한 이번 범국민대회를 치른 후에도 해체하지 않고 ‘민주회복 국민위원회(가칭)’로 조직을 전환해 ‘6월 정국’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10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치러질 예정인 범국민대회는 오후 7시부터 1부와 2부로 나눠 개최된다. 1부에서는 야4당 대표가 참석해 시국연설을 하고 4대 요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부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과 용산참사 희생자, 고 박종태 열사를 추모하고 민주회복, 인권신장, 한반도 평화를 염원한다.

시청광장에서 범국민대회가 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서울광장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가 장소사용 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준비위는 추모제 행사인데다 경찰 측에서 불허 이유로 삼고 있는 타 단체집회가 오후5시로 잡혀 중복되지 않는 만큼 허가가 필요없다는 입장이지만 집회신고 절차상 집회개최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위는 “준비위와 각 정당, 시민사회, 원로 차원에서 시민들이 안정적, 평화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합법적 장소를 확보하고 범국민대회와 문화제 기조도 추모 분위기 속에서 평화롭게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녹색연합 최승국 사무처장은 “정부가 시청광장을 다시 닫아거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만약 광장을 봉쇄한다면 향후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고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가 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6.10 범국민대회 준비위 결성을 위한 각계 150개 단체들이 오후1시 성공회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발족과 함께
안건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정범구 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도 “정당이 참여한 정치집회를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추모제 성격이 강한 평화집회로,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당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상철 기자/노동과세계